중력렌즈 효과
은하와 렌즈현상 - 중력렌즈
중력렌즈 효과란 무거운 질량을 가진 천체로 인하여 배경의 빛이 구부러져, 마치 렌즈를 통과하여 오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휘어져서 오는 빛들의 시간차이를 지나온 질량이 큰 천체의 이론적 질량과 연결하여 그 거리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렌즈라 부르는 물체는 유리, 플라스틱 등의 투명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서 빛이 잘 통과하지만, 렌즈의 굴절률이 공기와 달라서 빛이 렌즈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방향이 바뀌므로 빛을 모으거나 분산시킬 수 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어떤 물체를 보면 그 물체들이 확대되고, 축소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더 밝아지거나 더 어두워져 보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쌍안경이나 망원경, 현미경등이 바로 렌즈의 이런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수십억 광년 떨어진 천체에서 방출된 빛이 우주로 퍼져 나가다 그중 일부가 지구의 망원경에 도달하면 관측자는 천구상의 특정한 위치에 그 천체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만약 이 빛이 지구까지 오는 길 가운데에 렌즈가 있다면 지상의 관측자에게 원래의 천체가 확대 혹은 변형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개로 보이게 된다. 실제 우주에서는 거대한 광학렌즈가 존재할 수는 없지만 대신 은하나 은하단, 블랙홀 등과 같이 중력이 매우 큰 천체들이 빛의 방향을 바꾸는 렌즈역할을 하기에 이를 중력렌즈라 부른다. 즉 매우 강한 중력이 빛을 휘게 함으로써 생기는 우주의 신기루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빛이라는 특별한 입자들이 중력에 영향을 받을 경우의 운동을 처음으로 올바르게 기술한 사람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다. 그는 1915년 일반 상대성이론을 통해 중력의 효과를 휘어있는 시공간으로 표현함으로써 뉴턴의 고전역학을 적용할 수 없는 영역을 완전하게 기술하였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따르면 질량은 시공간을 휘게 하고, 빛을 포함한 입자들은 이렇게 휜 시공간에서 움직여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그 경로가 휘게 된다. 한 예로서 만약 빛이 태양 근처를 통과한다면 빛은 약 2″(1″는 1/3600°) 정도 휘어야 함을 계산하였는데 이는 뉴턴의 고전역학에 빛의 속도를 적용하여 계산한 값의 두 배 되는 값이다. 1919년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Arthur Stanley Eddington)의 연구팀은 일식을 이용하여 태양 근처에 보이는 별의 위치가 태양이 없을 때에 비해서 정확하게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양만큼 위치가 달라져 있음을 관측함으로써 상대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이로부터 20년 가까이 지난 1936년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을 거리가 다른 두 별이 천구상에서 같은 위치에 나타나는 경우에 적용하면 멀리 있는 별의 상이 앞의 별의 중력에 의해 둥근 고리 모양으로 보일 수 있음을 계산했으나 그 고리의 각크기가 너무나 작아서 관측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 다음 해 천문학자 츠비키(Fritz Zwicky)와 러셀(Russell)은 이 같은 렌즈 작용이 외부 은하나 은하단들 사이에서 일어날 경우 관측이 가능할 것을 예견하였다.
현재까지 중력렌즈에 의한 것으로 인정된 천체는 준성체의 상이 여러 개로 보이는 다상 중력렌즈(multiple-image gravitational lens), 먼 은하가 가까운 은하단에 의해 길게 늘어져 보이는 밝은 호(luminous arc), 전파원이 은하에 의해 고리모양의 전파원으로 보이는 전파고리(radio ring), 은하 가 아닌 별에 의해 렌즈효과가 나타나는 미세중력렌즈(microlensing)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