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대2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하늘을 보고 세상 만사와 연결지어 생활하였다고 합니다. 그럼 이러한 천문활동을 언제부터 했을까요?
우리민족이 처음 천문활동을 시작한 곳으로 강화도의 마니산 참성단이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하늘에 지내는 제사를 매우 중요시 여겼죠. 이것을 이른바 제천의식이라고 하는데, 세종실록지리지에는 “강화도 마니산에 돌로 쌓아 지은 참성단은 단군할아버지가 하늘에 제사를 지낸 석단”이라고 하였습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보이는 것처럼 고대사회에서 제천의식은 매우 중요한 행사인 동시에, 그 제사를 지내는 곳이 바로 천문 활동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마니산 참성단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처음 천문 활동을 시작한 이 마니산 참성단은 한쪽 길이가 약 6m인 정방향의 돌로 쌓여 마니산 봉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참성단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고대 하늘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구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니산 참성대와 같이 신라에는 경주 첨성대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현재에도 남아있는 것으로, 오늘날의 천문대와 같은 거지요.
경주의 신라 첨성대는 현재까지 남아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데요. 신라 선덕여왕 때에 축조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그렇다면, 경주의 첨성대는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첨성대는 2단 기단 높이로 12개의 판석이 4각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몸통은 기단에서 높이 약 8m까지 유리병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밑 부분이 굵고 위로 올라가면서 가늘어지는 아주 독특한 모양이죠.
첨성대의 몸통에는 365개의 돌이 사용되었고, 두께는 거의 같지만 길이는 약간씩 다르다고 합니다. 밖으로 노출된 부분은 둘레 곡률로 다듬어 있고요. 한 꼭대기 부분은 눕혀 놓은 긴 돌이 2단으로 겹쳐져 있어 서로 벌어지지 않게 했고 몸통의 돌들이 흩어지지 않게 무겁게 누르면서 정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신라의 첨성대 외에도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평양성에도 첨성대가 있었고 백제에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고려에도 첨성대가 존재하였는데요. 현재는 개성에 고려 첨성대의 일부만 남아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조선 시대에는 궁중 천문대와 지역 천문대라 하여, 천문대가 여러 곳에 산재했습니다. 궁중 천문대는 간의대와 창덕궁의 관천대로 하늘 현상을 관찰했고, 지역 천문대는 서울 외곽이나 지방에 위치하여 일식이나, 월식, 혜성 출현 시 임시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궁중 천문대에 속하는 간의대는 세종시대에 경복궁 안 경회루 북쪽에 세워진 천문대인데요. 무려 약 9m의 큰 규모를 가지고 있던 이 간의대 주변에는 혼의, 혼상, 규표 등 여러 가지 천문관측기기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임진왜란 때 천문관측기기가 사라지고 지금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간의대는 파괴되어 볼 수 없지만 다행이도 관천대는 아직까지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세종 때, 간의대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관천대는 불에 소실되었었지만, 1688년에 복원하여 현재는 창덕궁 옆 현대 건설 사옥 앞에 옮겨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대 천문대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이러한 옛날 천문대는 밤하늘 전체를 살피면서 주로 별의 전반적인 현상을 관측하였기 때문에 사실 높은 산에 위치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방이 탁 트인 곳이라면 어디든 관측이 가능했으니까요.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별의 운동이나 별빛의 변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별까지 연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성능이 좋은 망원경이 필요하게 되었고 전깃불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높은 산에 천문대를 짓기 시작한 것 이죠.
현재는 고도의 과학기술 발달로 이런 요구 조건들을 모두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천문대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수 많은 천문대 중에서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천문대는 보현산 천문대, 소백산 천문대, 미국 아리조나주에 위치한 레몬산 천문대, KVN 등 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천문대 중 우리나라 천문 연구의 중심지는 어디일까요? 바로 1996년 4월 경북 영천에 세워진 보현산 천문대입니다. 이곳에서는 항성과 성단 측광 연구, 은하의 형성과 진화에 관한 관측 연구도 활발하고요. 산개성단 측광과 성단 내 변광성 탐사 연구와 항성, 성간 물질과 은하 형성 연구, 소행성과 퀘이사 탐사 및 외계 행성 탐색 연구와 미소중력 렌즈 연구까지! 참으로 많은 연구와 탐색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보현산 천문대가 국내 광학 천문 관측의 중심지로서 이런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보현산 천문대에는 여러 가지 망원경이 설치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가장 큰 1.8m 망원경 역시 이곳에 설치되어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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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8m 망원경에 사용되는 영상 관측 장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주로 사용되는 장비는 2K CCD 카메라인데요. 이 카메라는 1995년부터 1997년까지 3년에 걸쳐 개발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997년 11월부터 현재까지 1.8m 망원경의 주력 관측기기로 사용되고 있죠.
이 외에도 지상 망원경용 극 적외선 카메라 시스템으로 한국 천문연구원에서 개발한 것들이 있는데요. 2004년 개발 사업을 시작하여 3년에 걸친 작업 끝에 시스템 제작을 마무리, 보현산 천문대 1.8m 망원경에 부착한 KASINICS와 태양 플레어 망원경입니다. 태양 플레어 망원경은 직경 20cm 두 대, 15cm 두 대와 가이드 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망원경의 광학기기들은 경통 내부의 광학 레일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보현산 천문대가 세워지기 이전에 이미 세워진 천문대가 있었습니다. 바로 소백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소백산 천문대인데요. 이 천문대에서는 식쌍성의 광도 곡선 해석을 통한 온도 및 질량 등 물리적인 인자 도출과 맥동 변광성 연구, 산개 성단과 구상 성단 내의 변광성 연구, 혜성, 신성과 같은 신 천체의 영상 획득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 소백산 천문대에는 Boller & Chivens 24인치 반사망원경을 설치했는데요. 주경이 61cm, 부경이 18cm의 유효직경을 가지며 관측시야가 1도 정도인 적도의식 마운트 형식으로, 컴퓨터 제어 및 핸드 패들로 구동됩니다.
그 외에도 소백산 천문대에는 대형쌍안경(Fujinon 150mm)과 150mm 굴절망원경(Takahashi 150mm)을 비롯 헤 다양한 관측기기를 보유하고 있죠.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천문대는 미국에도 위치합니다. 미국 아리조나주에 위치한 레몬산 천문대에 가면 2001년 말에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설치한 1m 광학 망원경을 볼 수 있는데요. 우리는 그 곳에 가지 않더라도 컴퓨터를 이용한 원격조정으로 1m 광학 망원경으로부터의 관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의 천문대가 미국에까지 설치가 되었을까요? 해발 2,776m에 위치한 아리조나주의 레몬산 천문대는 측광 가능한 날이 약 200일/년 이상이라고 합니다. 국내에 비해 관측 여건이 매우 좋은 곳이기 때문에 양질의 측광 관측 자료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설치한 것 이죠.
이 외에도 천문대와 관련하여 한국 천문연구원에서는 2001년부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데요. 국내 최대 학연사업으로 꼽히는 이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은 서울, 울산, 제주 3개의 지역에 21m 전파망원경을 각각 설치하여 동시에 관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써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을 통하면 지름 480km의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요. 망원경의 크기가 커지면 더 넓은 범위의 우주를 보다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우주 구조에 대해 더 정밀한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죠.
-인터뷰-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을 통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알고자하는 것은, 외부은하 중심의 변화 가능한 지역의 관측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천체까지의 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천체까지의 거리를 알게 되면, 그 외의 질량, 크기 등 기본 성질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 우주 전파 관측망 사업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인터뷰-
자, 지금까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천문대와 현재 우리나라의 천문학의 상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현재까지 꾸준하게 기술적 발전을 하고 있는 한국의 천문학. 그렇다면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한국 천문대의 기술적 발전과 세계적 입지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요?
한국 천문 계 미래를 위한 준비. 그것은 현재 천문연구원에서는 참여하고 있는 거대마젤란망원경(GMT) 사업으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 거대마젤란망원경(GMT) 사업에서 우리나라는 2차 반사경인 부경을 제작하게 되는데요, 이 2차 반사경은 1차 반사경인 지름 8.4m짜리 주경 7장이 모은 빛을 다시 초점에 모아주는 구실하게 됩니다. 그리고 망원경이 완공되면 우리나라도 1년에 한 달 가량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의 천문대 및 망원경을 이용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천문대의 역사와 현재 운영 중인 천문대,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천문대의 활용 가능성까지.. 우리나라 천문과학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나요?
한가로운 휴일, 좀 더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가족들과 함께 경주에 있는 첨성대로 나들이 어떨까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를 멀리 가지 않아도 볼 수 있다는 것, 우리에겐 참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