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과 소행성
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지구. 50억년 지구의 발자취를 찾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오랜 시간 지속되어 왔습니다. 공룡의 화석을 통해 실제로 과거 공룡이 존재했음을 알게 됐고, 지질분석을 통해서는 이 땅위에 지각변동이 끊임없이 일어났음을 알게 됐죠. 이렇게 화석과, 지질을 통해 지구의 과거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지구가 속해있는 태양계의 역사 또한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방법으로 태양계의 오랜 역사를 알 수 있는 걸까요?
먼저, 우리가 태양계의 초기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태양계의 형성 과정에서 살아남은 오래된 천체를 찾아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지구에 남겨진 공룡의 화석처럼 태양계에 남겨진 과거의 흔적을 찾아야 하는 거죠. 태양계가 어렸을 때 형성된, 이런 작은 천체들을 천문학에서는 소행성과 혜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먼저 소행성은, 작은 암석질로 구성된 천체를 말하며 휘발성 물질이 거의 함유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러한 소행성들은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 소행성 띠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소행성대가 처음 발견됐던 19세기 초, 그 당시 천문학자들은 티티우스 - 보테 법칙에 적용해 봤을 때 화성과 목성의 궤도 사이에 또 다른 행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강하게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예견처럼 화성과 목성 궤도사이에는 행성으로 분류할 수 있는 천체들은 발견되지 않았죠.
티테우스보데 법칙은 태양에서 각 행성까지의 거리를 간단한 수열식으로 표현산 법칙입니다. 티테우스 보데의 법칙에 의해서 계산을 하면 화성과 목성 사이에 또 다른 행성이 존재해야만 했으므로 그 행성을 찾기 위해서 천문학자들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초의 소행성인 세레스가 발견된 1801년 이후, 비슷한 궤도에서 작은 천체들이 연이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행성이 존재하지 않는 대신 직경이 1,000km가 안 되는 작은 천체의 집단이 모여 있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소행성대의 발견이죠. 그럼, 소행성대를 찾아가 볼까요?
태양계 중에서도 화성과 목성의 궤도 사이, 궤도 장반경이 2.2~3.3AU사이에 소행성들이 많이 퍼져 있습니다. 75% 이상의 많은 소행성들이 주로 이 소행성대에 분포하지만,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몇 개의 소행성들은 두 소행성의 충돌에 의해서 쪼개진 것들이 모여 있는 것으로 보이며 비슷한 궤도의 집단을 이루고 있다.
이렇듯 소행성은, 대부분 소행성대에 분포하고 있지만, 소행성대의 변두리에서 배회하고 있는 몇몇의 특별한 무리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트로이 그룹입니다.
트로이군은 목성 궤도의 60도 정도 앞뒤에 존재하는 소행성들입니다. 트로이군이 있는 곳은 목성에 의해서 중력적으로 안정된 부분에 소행성들이 모여 있으면서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와는 달리 지구궤도에 근접해 있거나 실제로 지구궤도를 통과하는 소행성들도 존재하고 있는데 이렇게 지구 가까이에 접근하는 천체를 우리는 지구근접 천체(NEO)라고 부릅니다.
과거 이 같은 지구근접 천체들이 지구에 충돌한 적이 있었는데 현재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중 1/4정도가 지구와 충돌하면서 일생을 마감할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구 근접천체들이 지구와 충돌을 하게 된다면 아마도 이러한 충돌 흔적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지구는 대기와 물이 존재하여서 그러한 흔적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없어지지만, 달과 수성에는 대기와 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흔적이 오랜 기간 동안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답니다.
그럼 만약 지구에 소행성들이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6~10 km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을 한다면 바다의 물이 증발하여 온실효과가 일어나 지구의 온도가 상승할 것이고, 대기와 충돌하여 열을 내면서 이산화질소와 질산등을 만들어 산성비가 내려 생태계에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소행성들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면, 지구의 생태계는 큰 위험에 빠져 재앙을 예고할 것으로 보여 지므로 소행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소행성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은 무엇일까요?
소행성을 구성하고 있는 분광 연구에 의하면, 어두운 색을 띠는 소행성은 규소와 유기 탄소 화합물이 혼합된 원시 소행성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를 C-형 소행성이라 하는데 여기서 C는 탄소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죠. 소행성 중 가장 큰 세레스와 팔라스가 이 C-형 소행성에 속해 있으며 여기에 속해 있는 소행성들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집단은, 석질 성분을 의미하는 S가 붙여진 S-형 소행성입니다. 이 집단의 소행성들은 탄소 성분이 결여되어있는 반면 규소의 스펙트럼 특성과 표면 반사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또한, C-형 소행성과 S-형 소행성에 비해 그 개수는 매우 적지만 독특한 금속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M-형 소행성도 있습니다. 여기에 속하는 소행성들은, 금속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전파 신호를 잘 반사시켜 밝게 보이기 때문에, 분광학적인 방법보다는 레이다에 의한 방법으로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속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M-형 소행성과 함께 몇몇 소행성들에서는 초기 단계에서 녹은 흔적과 분화된 흔적을 확인 할 수 있는데, 그 표면이, 달과 화성에서 볼 수 있는 화산폭발로 인해 형성된 것과 같은 현무암질로 덮여 있습니다.
이런 성격을 띠고 있는 대표적인 소행성이 바로 베스타라는 소행성입니다. 현무암으로 덮여 있는 베스타를 관측하면서 우리는 이곳에서 오래전 활발한 화산활동이 있어났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베스타의 표면 물질을 분석한 결과, 이 운석이 만들어진 용암의 나이가 44억년에서 45억 년 사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태양계가 탄생한 바로 직후에 화산활동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이죠.
그런데 이러한 소행성 중에서는 우리 한글의 이름을 가진 소행성들도 있답니다.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이 관측을 해서 통일, 허준, 장영실, 이순지 등의 우리나라 과학자 이름 뿐만 아니라 한글 이름을 가진 소행성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행성의 이름은 어떻게 붙여지는 것일까요?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하여 임시 이름을 붙여 소행성센터에 보고를 합니다. 그 후에 정밀한 관측을 통해 새롭게 발견된 소행성인것이 증명이 되면 발견 년도를 나타내는 4자리 숫자와 발견된 달을 나타내는 알파벳으로 된 이름을 가지게 되고, 그 후에 소행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점을 2~3회 통과를 하게 되면 네자리로 된 소행성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네자리로 된 소행성 이름을 가지게 된 후에는 발견자가 붙이고 싶은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소행성을 연구하고, 분석하다 보면, 조금씩 태양계 생성 초기의 역사까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오늘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소행성과는 다른 혜성에 대해 알아볼까요. 혜성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해 아주 오랜 옛날부터 관측되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혜성은 물과 다른 휘발성 물질이 얼어붙어 얼음 덩어리로 이뤄져 있으며 하늘에 보이는 달보다 어둡기 때문에 대부분의 혜성은, 망원경 없이는 관측하기가 힘듭니다.
우리가 혜성을 관측할 때 볼 수 있는 것은 태양빛을 반사하는 먼지와 가스로 구성된 일시적인 대기입니다. 이 대기의 주성분은 물과 소량의 이산화탄소, 그리고 일산화탄소이며 이 밖에도 탄화수소 등 미량의 가스들을 포함하고 있죠. 지금 보시는 이 모습은, 얼음덩어리로 되어 있는 혜성이 태양에 접근할 때 만들어지는 독특한 형상입니다.
혜성처럼 작은 천체는, 탈출 속도가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가 형성되더라도 금방 사방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는 즉시 가스와 먼지가 새로 공급되어 대기를 이뤄져야하는데 이때 물질의 공급처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중심에 있는 이 핵입니다. 이 핵이, 원시 태양계 물질의 파편이면서 대기와 꼬리 물질의 공급자인 진짜 혜성인 셈이죠. 보시는 것처럼 핵은, 매우 작고 어둡기 때문에 주변을 감싸고 있는 훨씬 큰 대기에 파묻혀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혜성의 핵은 어떤 성분으로 이뤄져있을까요?
혜성의 물리 화학적 성질에 관해 처음으로 이론을 제안한 휘플에 따르면 혜성의 핵은, 직경이 수km정도이고 다양한 종류의 얼음, 규산염 광물, 그리고 고체 티끌의 혼합체로 이뤄져 있다고 합니다. 이 모형을 우리는 흔히 ‘더러운 눈 덩어리’ 모형이라 부릅니다. 현재까지의 다양한 조사에 따르면 핵을 이루는 고체 입자는, 어두운 색의 원시 소행성을 구성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탄화수소와 규소 성분일 것이라고 학계에서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혜성이 가지고 있는 가장 독특한 모습은 바로 이 꼬리를 형성한다는 겁니다. 혜성은 태양에 가까워지면, 핵의 물질이 태양빛과 태양에서 날아오는 입자에 의해 뒤로 밀려나면서 이 꼬리를 형성하게 되는데, 대기의 성분과 동일한 성분을 띠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양은 독특하지만 대기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혜성의 꼬리는, 다시 이온 꼬리와 먼지 꼬리로 나뉠 수 있습니다.
이온 꼬리는, 태양풍에 의해 태양 반대 방향으로 이온분자들이 밀려나가면서 형성되고 있는데 이온꼬리는 태양에 가까울수록 더욱 길어지며, 이온화된 가스로 인해 푸른빛을 띠고 있죠. 먼지꼬리는, 태양열을 받아 타버린 규산염 먼지들로 이뤄졌으며 보시는 것처럼 이온 꼬리에 비해 부드럽게 구부러져 있습니다.
혜성으로 인해서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 유성우입니다.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먼지나 운석들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을 별똥별, 유성이라고 이야기 하고, 유성이 한꺼번에 많이 떨어지는 현상을 유성우라고 합니다.
유성우는 혜성에 의해 나타나는데요. 먼지나 티끌 등,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는 여러 가지 잔해들이 남아있게 됩니다. 이렇게 먼지들이 있는 곳을 지구가 지나가게 되면 지구의 중력에 의해서 먼지들이 떨어지게 되는데요. 짧은 순간 많은 먼지들이 떨어지면서, 대기권에서 불 타 마치 유성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 이죠.
이러한 유성우는 하늘에서 유성이 출발하는 별자리에 이름을 붙여서 만드는데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성우에는 사자자리 유성우, 사분의 자리 유성우 등 이 있습니다.
현재는 혜성을 태양계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혜성들의 궤도를 추적해 이들의 원일점을 계산해보면 태양계의 먼 외곽에 비슷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혜성을 공급해주는 원시 얼음 덩어리들이 결집돼 있는 거대한 집합소를 우리는 오오트 구름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혜성의 발생지 카이퍼벨트도 있죠. 카이퍼벨트는, 명왕성 궤도 바깥쪽에 위치한 혜성의 발생지로 납작한 원판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혜성들이 태양계와 내행성계로 들어오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혜성이 태양 가까이 다가왔다가 다시 일생 대부분을 보낸 오오트구름이나 카이퍼벨트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경우에는 첫 번째 태양의 근일점을 통과하는 과정에 너무 근접하게 태양가까이 다가와 태양에 충돌해버리거나 강한 중력에 의해 쪼개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혜성이 행성의 중력장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행성과 충돌하여 생을 마감하기도 하고, 중력장에 의해 가속이 되어 태양계를 이탈하기도 합니다. 또한 섭동의 영향으로 기존보다 더 짧은 주기로 태양계 내부를 도는 단주기 혜성으로 변하기도 하죠.
태양계가 아주 어렸을 때 형성된, 소행성과 혜성들은 앞으로 끊임없이 자신들의 존재를 우리에게 알려줄 것입니다. 우리도 엄연한 태양계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50억년 태양계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우리도 함께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며 공존해 왔음을, 오래오래 얘기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