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지구는 우주안에서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존재라는 관점이 코페르니쿠스이후 나와서 코페르니쿠스 원리라고 부르잖아요..이것에 반해서 인본원리가 나왔다고 배웠는데요.저 역시도 인간은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본원리 쪽을 지지하거든요.이런 인본원리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그리고 이런 인본원리와 코페르니쿠스가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라 할 수 있는건지 의문이 들어요...꼭 좀 알려주세요^^
답변양정은 질문:
> 지구는 우주안에서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존재라는 관점이 코페르니쿠스이후 나와서 코페르니쿠스 원리라고 부르잖아요..이것에 반해서 인본원리가 나왔다고 배웠는데요.저 역시도 인간은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본원리 쪽을 지지하거든요.이런 인본원리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그리고 이런 인본원리와 코페르니쿠스가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라 할 수 있는건지 의문이 들어요...꼭 좀 알려주세요^^
####
코페르니쿠스 원리란 말은 처음듣습니다. 아마도 인문학자들이 그렇게 말하는 모양입니다. 과학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16세기 중반 코페르니쿠스가 지적했던 것은 인본에 대한 지적이었다기보다 자기중심적인 교회에 대한 지적이라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르네상스의 인본과 맥을 같이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인본과 코페르니쿠스의 사상은 인간 입장에서 이해하면 반대편에 있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같은 궤를 달린다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3세기부터 16세기까지 르네상스가 일어나 그리이스의 인본적인 입장을 부활하게되는데 이와같은 조류가 과학적 사고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코페르니쿠스가 르네상스의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르네상스는 어쩌면 신중심 사고에서 인간중심 사고로 '단순하게' 변형된 형태일지도 모릅니다. 역시 자기중심적이란 말이죠. 그런 의미로 르네상스 운동은 역사에 항상 나타나는 인간의 자기중심적 사고가 확대 재상산된 것으로 세계관이나 우주관의 변화는 수반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16세기 중반부터 과학이 신학으로부터 독립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은 세계관과 우주관의 변혁을 수반하게됩니다. 그 최초의 인물이 코페르니쿠스입니다.
과학적 입장에서는 코페르니쿠스의 입장의 전환은 과학적 '보편성'이라는 것의 우주관적 투영이라볼 수 있습니다. 이 것은 16세기 중엽부터 뉴톤이 활동한 18세기 초까지 부르노 (16세기말), 갈리레이 (17세기초), 케플러 (17세기초)등을 거치면서 '신의 보편성'이 과학적 보편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 보편성이라는 관점이 르네상스로부터 이어져온 인본사상과의 고리를 끊는 역할을 하게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두가지가 모두 신학에 잉태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인본주의로 돌아가서 인본주의는 '신중심 사고의 자기중심적 표현'이라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우리나라의 17 ~ 18세기 '진경시대'의 철학적 종착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즉, '중화사상의 자기중심적 재해석'이 진경시대의 철학적 배경이었습니다. 이 것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역시 모태가된 철학적 배경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다시말하면 인본주의는 천년 이상의 신중심 사회 --> 인간의 자신감 배양 --> 르네상스 --> 신을 인간으로 대치된 상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본주의가 많은 것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인본주의의 문제점은 '신의 우월성'을 인간이 점유함으로써 일어나 여러가지 폐혜일겁니다. 인간이 우월하다는 생각은 인간 외적인 자연에 대한 우월과 타 인종, 혹은 타 민족, 타인에 대한 우월로 발전할 소지를 안고있었습니다. 이런 자세는 역설적으로 인본주의가 인간에게 오히려 반인본적인 형태로나타나 산업혁명기 이후의 나타난 여러가지 폐혜들과 현대사회의 문제인 환경문제를 일으키게됩니다.
이런의미로 코페르니쿠스적 관점으로 대표되는 보편성의 원리는 이런 폐해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주고있습니다. 서양사회가 16 ~ 17세기 이후에 그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과학적 보편성과 인본주의를 적절히 융화했기대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인본주의는 보편성을 기반으로하는 좀더 소극적 인본주의 (소위 휴머니즘)로 바뀌고 있고, 과학적 보편성은 곳곳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인본주의를 기반으로하는 환경운동, 녹색운동, 생태운동 등의 사회운동과 신과학 운동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