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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과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2000-12-01
  • 분야
    천문학자진로
  • 조회수
    3622
질문
전 이번에 수능을 본 고3학생입니다.

고3때 지구과학을 처음으로 배워서(공통부분말고....) 다른 과목보다 더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대학의 과를 정할 때

천문학이나 지구과학쪽으로 가고 싶습니다.

특별히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알고 있지도 않고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의 천문학과쪽으로 갈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 대학보다 제가 원하는 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전 천문학이나 지구과학쪽으로 가고싶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천문학과는 가면 재밌고 좋은데.....

금전이라는 문제가 생긴다고 하시더군요.....

물론 대학으로서 돈을 벌 수 있는것은 아니지만.....

공부에 돈이라는 것이 필요악이기에 이런 쓸데없는 고민마저 합니다

천체만원경 하나에 몇 천만원씩 한다고 해서.......

그래도 연구하고 싶고 또 기회가 된다면.....

대학의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별에대한 새로운 개념을 심어주고도 싶습니다.

정말로 돈이 많이 드는지...

또 너무 복잡하구 어렵고 하기 힘든건지.....

이런 저런 자료들좀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저의 진로와 관계가 있으므로 좀더 자세히 그리고 신중하게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좋은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답변
  • 제목
    답변: 천문학과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 분류
    천문학자진로
  • 작성일
    2000-12-01 00:00:00
  • 작성자
    guest
한진섭 질문:
> 전 이번에 수능을 본 고3학생입니다.
>
> 고3때 지구과학을 처음으로 배워서(공통부분말고....) 다른 과목보다 더 열심히 했습니다.
>
>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
> 대학의 과를 정할 때
>
> 천문학이나 지구과학쪽으로 가고 싶습니다.
>
> 특별히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알고 있지도 않고
>
>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의 천문학과쪽으로 갈수는 없지만....
>
> 제 생각에 대학보다 제가 원하는 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
> 전 천문학이나 지구과학쪽으로 가고싶습니다.
>
> 선생님들께서는 천문학과는 가면 재밌고 좋은데.....
>
> 금전이라는 문제가 생긴다고 하시더군요.....
>
> 물론 대학으로서 돈을 벌 수 있는것은 아니지만.....
>
> 공부에 돈이라는 것이 필요악이기에 이런 쓸데없는 고민마저 합니다
>
> 천체만원경 하나에 몇 천만원씩 한다고 해서.......
>
> 그래도 연구하고 싶고 또 기회가 된다면.....
>
> 대학의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
> 별에대한 새로운 개념을 심어주고도 싶습니다.
>
> 정말로 돈이 많이 드는지...
>
> 또 너무 복잡하구 어렵고 하기 힘든건지.....
>
> 이런 저런 자료들좀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
> 저의 진로와 관계가 있으므로 좀더 자세히 그리고 신중하게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
> 그럼 좋은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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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철이라 진로에 관한 질문이 많군요. 질문한 내용을 조목조목 생각해 보겠습니다. 물론 이 답변이 정답은 아닐 수 있으나 적어도 천문학으로 전공을 시작하여 천문학자로 일한지 20년 이상 국내 천문학계에서 지내왔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천문학과에 가면 재미는 있는데 정말로 돈이 많이드는지 ......

그 말을하신 선생님 말씀이 틀렸다는 것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선생님은 천문학이라는 것인 망원경들고 별을 보는 낭만적인 것이라는 생각하고 의대에 가면 메스를 사고 미대에 가면 팔렛트를 사고, 공대에 가면 망치(?)를 사고, 지질학과에 가면 마치를 사야하는 것처럼 천문학과에 가면 누구나 망원경을 사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연구용 망원경은 수억 ~ 수백억원에 이르러 개인이 사기에는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살 수 없습니다. 천문학자 중에서 개인적으로 망원경을 연구용으로 사는 경우는 한번도 못보았습니다.

학문을 공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수학과나 물리학과와 마찬가지로 의대나 화학과나 생물학과 처럼 가운조차 필요없는 과라는 것을 단언합니다.


두번째로 천문학이 재미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천문학이거 간단한 학문이 아닙니다. 경험적으로 보면 제가 다나던 천문학과의 경우 20여년전에 1년에 대략 50여명이 입학하게됩니다. 그중에서 40명 이상은 낭만적이든 과학적이든 아니면 인공위성과 같은 다른 목적이든 천문학이 좋아서 들어오는 학생입니다. 이중에 전공이 시작되는 2학년을 마치면 50%는 '아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갖게됩니다.
4학년을 마치면 이중에서 10명 미만 만이 대학원에 가게됩니다.

학문은 어느 경우에나 통상적인 의미에서 재미있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그 학문이 기초 학문일수록 더 재미 없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수학이나 물리가 재미있는 경우가 있습니까 ?

모든 학문은 항상 담백합니다.

또한가지 천문학의 특징이 갈데까지 가야한다는 점입니다. 응용성이 높은 학문일 수록 대학만을 나와도 그 전공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일부 단순 학문의 경우에는 전문대나 고등학교 정도의 수준으로도 충분히 전공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문이 더 기초적일수록 대학원이세 석/박사,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박사후 연수과정 등등을 거쳐야 합니다.


2. 별을 잘모르는데 천문학과에 갈 수 있을지 ....
역시 마찬가지로 의대가는 사람이 병에대하여 잘 알고 갑니까? 가서 배우죠. 천문학자는 모두 별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더라라는 것을 알게될 겁니다.


3. 천문학은 너무 복잡하고 힘드는 학문인가....
진정한 의미의 학문을 한다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천문학의 경우 다른 분야와는 달리 중간에 멈추면 쓰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앞으로 이 방면이 천문학계의 숙제이기는 합니다. 어째든지 '갈데까지 가야하는 학문'이기에 힘들다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갈데까지 가는 경우' 군대문제 포함해서 대학 4년 + 군대 3년 + 석사 2년 + 박사 최소 5년 등 줄잡아 12년 (여자) ~ 15년 (남자) 이상 걸리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제적 정신적 부담이 크지요.

다행스럽게도 현재 대학의 움직임이 석/박사 통합 과정 운영 (적어도 2년 단축), 일부 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에 따른 석/박사 과정 학생에게 장학금/생활비 지급등 10 수년전보다 상태는 상당히 호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듦니다. 물론 학생들의 의식이 바뀌어 학생이 모자라는 사태가 생기고 있기는 하지만요.

외국에 유학가는 경우에는 좀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박사후 과정등 여러가지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국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등이 문제로 남기는 합니다.


4. 천문학자는 가난하게 사나.....
학자들은 같은 연배의 엔지니어나 기업가에 비하여 소득이 적습니다. 천문학을 끝가지 전공하면 학자가 되기때문에 당연히 엔지니어나 기업가가 될 가능성이 적으므로 상대적으로 적은 소득을 올리게 됩니다.

평균적으로 천문학을 전공하고 부유층으로 사는 사람을 본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극빈층을 본적도 없습니다. 우라나라에서 그냥 평균적으로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기타 참고
이 질문상자에서 읽어볼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11월 28일 답 (1846번)
15, 91-94 번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