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자연과학의 궁극적 관심사는 물질, 생명, 우주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중 천문학은 궁극적으로 우주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주론 분야는 천문학에서 관측우주론, 물리학에서 중력이론과 입자물리학 분야와 아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습니다. 우주론에는 철학적인 우주론도 있을 수 있으나, 빅뱅 우주론이니, 인플레이션 우주론 따위는 철학적인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추론에 의하여 이루어진 우주론이라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빅뱅 우주론과 인플레이션 우주론은 관측천문학적 결과와 중력이론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 그리고 입자물리학의 연구결과가 결합되어 생긴 과학적 우주론입니다. 이 우주론이 형이상학적인 면을 상당히 포함하고 있다 하더라도 모든 것은 과학적 법칙에 충실합니다.
우리가 "우리우주"라고 정의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우리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한계 내의 시간과 공간을 의미합니다. 인플레이션 우주론에 의하면 여러 우주 (딸 우주)가 우리우주와 함께 병렬로 생성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병렬로 생겨난 우주는 "다른" 우주가 되므로 "우리"우주에서처럼 "정보" 교환이 되지 않겠지요. 즉, 시간과 공간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세계를 이룰 겁니다. 이는 이 다른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우리우주에서 관측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단절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우주"가 될 테니 "다른"우주가 아닐 것이고, 단절되었다면 우리우주와는 완전히 구별되는 "다른 우주"가 될 겁니다.
물론 여러 가지 "사유"를 해보면 이 우주들과 우리우주가 "웜홀"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관측 우주론적 입장에서 생각하면 "웜홀"을 생각하기 앞서 화이트 홀이나 블랙홀의 존재가 "관측적"으로 증명되어야 할겁니다. 블랙홀은 이론적인 연구가 활발하고, 또 현재 관측 적으로 여러 가지 존재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화이트 홀은 가능성 제시 수준이지 아직 그 정체에 대한 연구가 심도 있게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웜홀은 아직 공상 단계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다른 우주가 존재하느냐를 관측 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현재에는 불가능하고, 또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으로는 "다른 우주"가 존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우리우주"와는 관계없는 일이 됩니다. "생각"으로는 존재할 수 있지만, 이게 과학적 인식론의 한계입니다. 따라서 다른 우주로 어떻게 가느냐는 그야말로 "공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