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질문올렸던 김홍준이라는 학생입니다.
우선 답변해 주신점에 대해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직 균시차에 대해서는 확신이 안갑니다.
제가 이해가 안되는 점에 대해서 본문추가로 그림파일 하나를 올리겠습니다.
이 그래프는 각종 참고서 및 지구과학개론에도 나오는 그래프입니다.
그러나 답변해 주신 내용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답변내용에는 타원궤도에 의한 균시차가 원일점(7월),근일점(1월)에 가장 차이가 크다고 하셨는데 첨부한 그래프에서는 0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궤도경사에 대한 균시차가 춘추분에 차이가 최대고 동지,하지에 0이라고 하셨는데 그 점이 그래프와는 맞지 않습니다.
이렇게 질문하면서 반론을 하다시피 올리는 것은 무례한 점이라고는 알고있으나
제가 아는 내용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올립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안녕히계십시요.
답변1김홍준 wrote:
>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질문올렸던 김홍준이라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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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답변해 주신점에 대해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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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하직 균시차에 대해서는 확신이 안갑니다.
> 제가 이해가 안되는 점에 대해서 본문추가로 그림파일 하나를 올리겠습니다.
> 이 그래프는 각종 참고서 및 지구과학개론에도 나오는 그래프입니다.
> 그러나 답변해 주신 내용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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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답변내용에는 타원궤도에 의한 균시차가 원일점(7월),근일점(1월)에 가장 차이가 크다고 하셨는데 첨부한 그래프에서는 0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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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궤도경사에 대한 균시차가 춘추분에 차이가 최대고 동지,하지에 0이라고 하셨는데 그 점이 그래프와는 맞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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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질문하면서 반론을 하다시피 올리는 것은 무례한 점이라고는 알고있으나
> 제가 아는 내용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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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부탁드립니다.
> 안녕히계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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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균시차와 같은 주제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몇 해 전에 일남중 시각 계산 프로그램을 짜느라 균시차에 대하여 깊이 공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제 설명에 오류가 많을지 모르겠으나, 질문하신 분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리라 믿고 아는 만큼 설명해 보겠습니다.
균시차를 이해하려면 평균 태양(mean sun)의 정의부터 살펴 보아야 합니다. 평균 태양은 진태양(true sun)과 동시에 춘분점을 떠나서 적도상을 등속도로 운행하여 진태양과 동시에 춘분점으로 돌아오는 가상의 천체입니다. (천문 계산 분야에서 유명한 외국 학자가 쓴 책에 나온 것과 좀 다르네요.) 평균 태양시는 평균 태양의 시간각에 12시를 더한 것이 되고, 시태양시는 진태양의 시간각에 12시를 더한 것입니다. 시태양시에서 평균 태양시를 뺀 값을 균시차라고 합니다. - 역법의 원리분석(이은성, 1988년) 참조.
균시차에 대하여 생각할 때 혼동이 발생하는 것은, 평균 태양의 정의를 지나치게 간단히 하고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평균 태양을 다시 정의해 보겠습니다.
먼저, 황도 위를 균일한 속력으로 움직이고, 근일점과 원일점에서 진태양과 정확히 일치하는 가상의 태양을 정의합니다. 그 다음, 천구의 적도 위를 균일한 속력으로 움직이면서, 앞서 정의한 가상의 태양과 분점에서 정확히 일치하는 두 번째의 가상의 태양을 정의합니다. 이 천체가 바로 평균 태양입니다. 장동에 의한 미세한 효과를 무시한다면, 평균 태양의 적경은 균일하게 증가합니다. - Astronomical Algorithms(J.Meeus, 1991) 참조.
이제 균시차의 두 가지 성분에 대하여 생각해 봅시다. 첫 번째 성분은 첫 번째 가상의 태양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가상의) 태양은 근일점과 원일점에서 진태양과 일치합니다. 따라서, 지구 궤도 이심률에 의한 영향만을 고려한다면, 지구가 근일점과 원일점을 통과하는 순간의 균시차는 0입니다.
균시차의 두 번째 성분은 두 번째 가상의 태양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정의에 따라, 이 태양은 분점에서 첫 번째의 가상의 태양과 일치합니다. 첫 번째 가상의 태양은 오직 근일점과 원일점에서만 진태양과 일치합니다. 그러므로 두 번째 가상의 태양과 진태양은 결코 분점에서 만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으므로 균시차 곡선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황도 경사만을 고려한다면, 춘분과 추분에는 균시차가 거의 0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균시차가 생기는 원인은 지구 궤도 이심률과 황도 경사 때문입니다. 이러한 요인 외에도, 달과 행성이 지구 궤도에 미치는 섭동에 의한 효과도 미세하지만 무시할 수 없습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Text-Book on Spherical Astronomy (W.M.Smart, 1965) 참조.
그런데 책에 따라서는 균시차의 부호가 반대인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오늘날과 같이 시계가 발달한 시대에는 평균 태양시에 균시차를 더하여 시태양시를 구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과거에는 해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시태양시)에 균시차를 더하여 평균 태양시를 구하였습니다. 한국천문 연구원에서 편찬한 역서에 실려 있는 균시차는 시태양시에서 평균 태양시를 뺀 값입니다. 반면, 역법의 원리 분석이라는 책을 보면, 균시차 곡선이 뒤집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외국 학자가 쓴 논문에는 균시차 부호에 (+), (-)를 쓰지 않고, Sundial behind clock, Sundial ahead of clock으로 표기한 그림도 있습니다. 이 논문에 수록된 균시차 곡선은 학생이 올린 (엉성한) 그림과 내용상 동일합니다. - The Equation of Time (Hughes,D.W., Yallop,B.D., Hohenkerk,C.Y, 1989, Mon.Not.R.astr.Soc., 238, 1553.) 참조.
끝으로 지구가 근일점과 원일점에 위치할 때의 시태양일의 길이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태양은 황도 위에서 부등속도로 공전하는데, 원일점보다 근일점에서 더 빨리 움직입니다. 이 때, 태양이 한 번 남중한 이후 다시 남중하기까지 원일점에서보다 더 많이(큰 각을) 자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시태양일은 원일점에서보다 근일점에서 더 길어집니다. 그러나 이 효과는 매우 작게 나타납니다. 2000년 1월 3일에 지구가 근일점을 통과했는데, 이 날의 시태양일의 길이는 24시 0분 27초입니다. 2000년의 원일점 통과일은 7월 4일인데, 이 날의 시태양일의 길이는 24시 0분 11초입니다. 2000년 1월 초와 7월초의 하루의 길이는 불과 11초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타원 궤도에 의한 요인 외에도 황도 경사 때문에 생기는 효과도 고려해야겠지만, 1년 동안에 발생할 수 있는 시태양일의 길이 차이는 1분 미만입니다. 그리고 균시차의 차이가 시태양일의 길이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균시차와 관련된 용어를 분명하게 정의하면 혼동을 피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김동빈 http://211.57.134.129/~moon/
답변2김홍준 wrote:
>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질문올렸던 김홍준이라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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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답변해 주신점에 대해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
> 하지만 하직 균시차에 대해서는 확신이 안갑니다.
> 제가 이해가 안되는 점에 대해서 본문추가로 그림파일 하나를 올리겠습니다.
> 이 그래프는 각종 참고서 및 지구과학개론에도 나오는 그래프입니다.
> 그러나 답변해 주신 내용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 분명히 답변내용에는 타원궤도에 의한 균시차가 원일점(7월),근일점(1월)에 가장 차이가 크다고 하셨는데 첨부한 그래프에서는 0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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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궤도경사에 대한 균시차가 춘추분에 차이가 최대고 동지,하지에 0이라고 하셨는데 그 점이 그래프와는 맞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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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질문하면서 반론을 하다시피 올리는 것은 무례한 점이라고는 알고있으나
> 제가 아는 내용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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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부탁드립니다.
> 안녕히계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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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김동진 선생님의 지적에 따라 용어를 명확히 하여 수정합니다. 6/7 **
지난번 답에서 약간 보충과 수정할 것이 있네요. 시간이라는 것이 누적된다라는 것을 미리 말하고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황도 경사에 의한 효과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춘분과 추분에서는 시태양 (진태양)이 평균 태양보다 느리게 진행합니다. 이 이유는 전에 설명했던 바와 같이 황도를 움직인 거리가 적도에 투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하지와 동지에서는 진태양이 빠르게 동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마침내 두 태양은 같은 시각에 다시 춘분점에 도착하게 되겠지요 (평균태양을 그렇게 정의 했으므로).
그래서 춘분 다음날에는 평균태양은 24시간 만에 다시 남중하지만, 진태양은 23시간 59분 41초만에 진태양이 남중하게됩니다. 따라서 진태양과 평균태양은 약 -19초의 시간차가 생기게 됩니다. 그 다음날은 위와 거의 비슷한 차이가 누적되어 약 -38초의 시간차 (이 값이 춘분 다음 다음날의 균시차 값)가 생기게됩니다. 매일 생기는 시간차이 (일일 변화량)는 구면삼각법에 의하여 계산할 수 있는데, 그 일일 시간차 값 (변화량)은 점차 작아 집니다.
한편 3 개월후인 하지때에는 그 다음날에 진태양이 24시간 21초만에 남중하게 되어 하루에 차이난 시간차이는 +21초가 됩니다. 따라서 춘분에서 하지 사이에 하루의 두 태양의 남중 시간차가 0인 때가 있는데 대략 춘분 45일후가 됩니다. 따라서 이때까지 황도 경사에 의한 균시차의 최대값은 19초x45일 = - 약 10분이 됩니다. 춘분후 46일째부터 하지까지 균시차는 다시 최대 +10분이되어 춘분 후 46일째부터 균시차가 줄어 들기 시작하여 하지날 황도경사에 의한 (누적) 균시차는 0시간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타원궤도 효과의 경우에도 같은 효과가 생겨 진태양과 평균태양의 차이 (일일 변화량)는 하지 근처인 원일점 (7월 2일)이나 근일점 (1월 2일)에서 최대가 되지만, 실제 균시차는 이때가 0이 됩니다.
*** 즉 균시차 곡선은 누적된 두 태양시간의 시간차이를 나타낸 그림 입니다. 황도경사에 의한 효과는 춘분에서 0 (같이 출발했으므로), 약 45일후에 극소, 하지때 0, 하지 45일후 극대, 추분에서 0, 추분 45일후 극소, 동지에서 0, 동지 45일후 극대 등등... 이렇게 되야 하니까 1년에 2 주기로 변하고, 타원궤도 효과는 근일점과 원일점에서 0이되고, 그 사이에 극대가 있게 되어 1년에 1주기가 됩니다. 타원궤도 효과의 경우 정확하게 사인 커브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약간 찌그러진 형태가 됩니다. ***
답변3성언창 wrote:
> 지난번 답에서 약간 보충과 수정할 것이 있네요. 시간이라는 것이 누적된다라는 것을 미리 말하고 설명하겠습니다.
>
> 먼저 황도 경사에 의한 효과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춘분과 추분에서는 시태양 (진태양)이 평균 태양보다 느리게 진행합니다. 이 이유는 전에 설명했던 바와 같이 황도를 움직인 거리가 적도에 투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하지와 동지에서는 진태양이 빠르게 동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마침내 두 태양은 같은 시각에 다시 춘분점에 도착하게 되겠지요.
>
> 그래서 춘분 다음날에는 평균태양은 24시간 만에 다시 남중하지만, 진태양은 23시간 59분 41초만에 진태양이 남중하게됩니다. 약 -19초의 균시차가 생기게 됩니다. 그 다음날은 위와 거의 비스한 차이가 누적되어 약 -38초의 균시차가 생기게됩니다. 매일 생기는 차이는 구면삼각법에 의하여 계산할 수 있는데 그 값이 점차 작아 집니다.
>
> 한편 3 개월후인 하지때에는 그 다음날에 진태양이 24시간 21초만에 남중하게 되어 하루에 차이난 균시차는 +21초가 됩니다. 따라서 춘분에서 하지 사이에 하루의 균시차가 0인 때가 있는데 대략 춘분 45일후가 됩니다. 따라서 이때까지 황도 경사에 의한 균시차의 최대값은 19초x45일 = - 약 10분이 됩니다. 춘분후 46일째부터 하지까지 누적된 균시차는 다시 최대 +10분이되어 하지날 황도경사에 의한 (누적) 균시차는 0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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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찬가지로 타원궤도 효과의 경우에도 같은 효과가 생겨 진태양과 평균태양의 차이 (일일 균시차)는 하지 근처 (7월 2일)나 동지 근처 (1월 2일)가 최대가 되지만, 실제 누적된 균시차는 이때가 0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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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즉 균시차 곡선은 누적된 두 태양시간의 시간차를 나타낸 그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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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설명은 기초 천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설명에 사족을 붙이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만, 용어와 관련된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먼저, 균시차는 균시차일 뿐이지 "누적" 균시차와 "일일" 균시차로 구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균시차는 "시태양일"과 "평균 태양일"의 길이 차이가 "누적되어" 나타나는 것이니 만큼, 두 가지 태양일의 길이 차이를 "일일" 균시차로 표현하기에는 좀 어색합니다.
특정한 날의 "두 태양일의 길이 차이"는 균시차를 약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기 때문에, 균시차의 "일변화량"으로 표현해야 용어상의 혼동을 피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성 박사님의 설명은 초등학교 6학년 과학 시간에 태양의 운동을 가르칠 때 큰 도움을 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동빈 http://211.57.134.129/~moon/